[칼럼] 퍼포먼스 마케팅의 종말? AI 검색(AEO/GEO) 시대로의 '불편한' 전환 최근 업계에서 "퍼포먼스 마케터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AI로 데이터를 읽고 마케팅하는 시대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누군가에게는 과격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는 단순한 위협이나 과장이 아닙니다. AI 기반의 검색(Search)과 추천(Recommendation) 시스템이 소비자의 질문에 직접 답을 제시하고(Zero-click Search), 정보를 요약해 주는(Summarization)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마케팅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광고 매체 집행'에서 데이터 및 콘텐츠 구조 설계 로, 즉 '돈을 쓰는 마케팅'에서 '기본기를 다지는 마케팅'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러한 거대한 파도를 눈앞에 두고도 정작 실무에서는 100%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AI 기반 마케팅(AEO/GEO)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핵심 쟁점과 실질적인 대응 전략 을 논리적으로 파헤쳐 봅니다. 1. 전환의 실체: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닌 '행동 패턴'의 변화 여러 글로벌 리포트가 생성형 AI(GenAI) 도입의 폭발적 증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케팅·세일즈·데이터 분석 영역에서의 GenAI 활용률은 우상향 곡선을 그립니다. 하지만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 행동 패턴의 근본적 변화 입니다. 과거 소비자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고, 링크를 찾아 클릭하고, 스스로 정보를 취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는 AI에게 질문하고, AI가 소화해서 내놓은 '즉답(Direct Answer)'을 소비합니다. 이는 마케터의 역할이 '클릭을 유도하는 것(CTR 최적화)'에서 'AI가 우리 브랜드를 정답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인용 최적화)' 으로 재정의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단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2. 병목 현상: 왜 기업들은 AI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가? 트렌드는 명확하지만, 대기업과 규제 산업군을 중심으로 한 기업 현장의 속도는 더딥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수용력 부족이 아닌, 보안과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구조적 장벽 때문입니다. 데이터 주권과 유출 리스크: 핵심 비즈니스 데이터가 외부 LLM 모델 학습에 쓰일 수 있다는 공포가 여전합니다. Shadow AI의 확산과 통제: 직원들이 검증되지 않은 툴을 사용하여 발생하는 보안 공백(Shadow AI)을 막기 위해, 오히려 툴 사용을 전면 차단하거나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합니다. 규제의 불확실성: 최근 발의된 EU AI Act 등 글로벌 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아 '일단 멈춤' 상태인 기업이 많습니다. 결국 많은 실무자들이 "AI를 써야 한다"는 당위성은 알지만, 내부 데이터가 차단된 환경에서 제한적인 실험만 반복하는 '병목 구간'에 갇혀 있습니다. 3. AEO/GEO의 난점: 명확한 '공식'이 없는 싸움 이 병목 구간을 뚫고 나가더라도,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라는 새로운 전장은 기존 SEO와 달리 명확한 규칙이 없습니다. 구글 SGE, 네이버 Ai Q, ChatGPT 검색 등은 각각 다른 알고리즘으로 답변을 생성합니다. 랭킹 팩터의 부재: 과거 SEO처럼 "백링크 몇 개, 키워드 밀도 몇 %" 같은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베스트 프랙티스의 한계: 현재 제시되는 것은 스키마 마크업(Schema Markup), E-E-A-T(경험·전문성·권위·신뢰) 강화 등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모호함 때문에 기존 퍼포먼스 마케팅 대행사들은 성과를 보장하기 어렵고, AEO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시 또한 극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4. 해결책: 기술(Code)을 넘어 문맥(Context)을 재설계하라 그렇다면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최신 AEO 가이드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합니다. "JSON-LD 같은 기술적 마크업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AI가 우리 콘텐츠를 인용하게 하려면, 코드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본질적인 구조 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핵심은 'AI가 파싱(Parsing)하기 좋은 문법' 으로 콘텐츠를 리라이팅하는 것입니다. 질문형 헤딩(H2/H3): 사용자가 물어볼 법한 질문(Query)을 그대로 소제목으로 사용하여 AI와 질문의 연관성을 높입니다. (예: "AEO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두괄식 직답(Direct Answer): 각 섹션의 첫머리에 40~60단어 내외로 명확한 정의나 결론을 제시합니다. AI는 이 요약문을 긁어가 답변으로 구성할 확률이 높습니다. 구조화된 가독성: 긴 줄글 대신 불릿 포인트, 번호 리스트, 표를 사용하여 데이터의 위계(Hierarchy)를 명확히 합니다. FAQ 스키마의 실질적 구현: 코드만 심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본문 하단에 충실한 FAQ 섹션을 배치하여 정보의 완결성을 높입니다. 5. 결론: '하이브리드 글쓰기'가 곧 경쟁력이다 결국 우리는 "사람이 읽는 글 + AI가 읽기 편한 구조" 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사람을 위한 글쓰기는 끝났다"고 말하지만, 이는 위험한 이분법입니다. AI 검색 엔진은 짧고 구조화된 답변을 선호하지만, 그 답변의 근거가 되는 원천 소스(Source)를 선택할 때는 여전히 깊이 있는 전문성과 논리적인 맥락 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기존에 쌓아둔 브랜드 블로그, 상세 페이지, PR 자료들을 다시 꺼내보십시오. 그리고 질문하십시오. "이 글은 AI가 긁어가기에 구조가 명확한가? 동시에 사람이 읽었을 때도 충분한 깊이가 있는가?" 인간용 콘텐츠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조화하는 것. 이것이 AEO/GEO 시대의 진짜 리라이팅이자, 퍼포먼스 마케팅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입니다.